휴지통

요즘 윈도우(MS-Windows)에는 실수로 삭제한 파일을 복구 가능하게 해주는 휴지통이 있습니다. 사람이 실수로 파일을 삭제하는 일은 아주 오래전에도 당연히 발생할만한 일인지라, 예전 MS-DOS 시절에도 역시 비슷한 도구가 있었습니다. 일단 삭제되고 난 후에 사후처리로 undelete 등의 유틸로 복구가 가능했습니다. 나중에는 OS 자체 내에 포함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삭제처리 된 이후에 디스크의 해당 위치가 다른 파일로 덮어씌워지지 않았을 때만 가능하기 때문에, 일단 삭제된 파일은 잃을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했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지금의 휴지통과 같이 발전한 것이겠지요. 휴지통의 개념은 파일을 삭제하게 되면 특정 위치로 파일을 이동시키는 것뿐입니다. 다르게 이름을 붙인다면 "삭제예정대상 보관폴더" 정도가 되겠네요. 그냥 휴지통이라 부르는게 훨씬 편하군요. ㅋ

이 휴지통은 윈도우95 부터 생겨난 것 같네요. 그로부터 윈도우98, 윈도우ME, 윈도우2000, 윈도우XP, 윈도우2003, 윈도우Vista 까지 무려 여섯 번이나 버전업을 했음에도 별로 달라진 게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휴지통에 불만이 있습니다. 휴지통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는 보조도구일 뿐인데, 왜 내가 신경을 써야 할까요? 휴지통의 용량은 정해져 있으므로 꽉 차게 되면 비워줘야 합니다. 여기서 두 가지 문제를 제기하자면...

첫째, 왜 사용자를 귀찮게 할까요? 삭제실수를 했을 때만 이용하면 되는데, 왜 보조도구일 뿐인 휴지통을 사용자가 정기적으로 비워줘야 하나요? 일정기간 이상 지난 오래된 파일들은 자동으로 삭제되는 옵션을 제공하면 안 되나요? 그렇다면 바탕화면에서 치워버려도 될 것 같은데 말이죠.

둘째, 보통 휴지통이 꽉 차게 되면 대부분 휴지통 비우기로 휴지통을 비웁니다. 설마 휴지통을 열어서 '요것들만 삭제해야지'하고 골라서 삭제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건 아니겠죠? 휴지통 비우기로 통째로 모두 지워버리고 난 이후 며칠 뒤에 '아! 그 파일 휴지통에 있었는데!'라고 뒤늦게 깨달았다면...이건 뭥미? 휴지통을 비우고 난 시점에는 복구에 공백이 생깁니다. 실제로 제가 회사에서 사용하는 PC에서는 휴지통 비우기가 아무래도 겁나더군요. 놔두자니 용량이 부족하고, 비우자니 겁나고...

휴지통에 일정기간 이상 오래된 항목은 자동 삭제되는 옵션 달랑 하나만 추가해 주면 될 것 같은데요. 여섯 번의 버전업에서도 휴지통이 바뀌지 않은 것은, 이런 제 생각을 백지로 만들어 버릴만한 어떤 이유가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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